걱정과 선생님은 어쩐지 잘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인 것 같다. 학생과 선생님 중에 굳이 걱정이 많을 것 같은 쪽을 택하라면 자연스레 학생 쪽일 확률이 높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걱정 선생님이라니, 제목부터 그 내용이 무척 궁금하였다.
이 책에는 정말로 걱정이 많은 새내기 선생님이 등장한다. 입학실 날,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 앞에서 자신 역시 처음으로 선생님이 되었다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고 학생들에게 물어 보는 모습을 보인다. 이 책의 화자인 타츠야는 이렇게 매사에 걱정이 많고 불안하며 늘 상대에게 괜찮냐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 걱정 선생님을 무척이나 싫어하고 있다. 급기야 타츠야는 걱정 선생님에게는 단 한 번의 대답도 하지 않고 눈 맞춤도 피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나 책의 말미에는 이런 타츠야가 걱정 선생님을 크게 감동시키는 반전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독자인 나에게도 무척이나 묵직한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나 역시도 걱정 선생님만큼이나 걱정이 많은 사람 중에 한 명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라고 할지라도 내일은 추울까 더울까, 아이가 춥지도 덥지도 않으려면 내일은 무슨 옷을 입혀서 등원을 해야할까, 또 뱃속이 편하려면 내일 아침에는 무슨 음식을 내어주어야 할까, 밥이 좋을까, 빵이 좋을까 등 무슨 고민과 걱정이 있는지 단숨에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해낼 수 있을만큼 머릿 속에 많은 걱정 섞인 생각들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이 걱정 선생님이 마치 나를 보는 것도 같았다.
나는 이 책이 어른일지라도 누구든 불안을 안고 살고 있다고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아 그 점이 무엇보다 좋았다. 그림책 특유의 따뜻하고 잔잔한 감동을 만약 스스로에게 선물하고 싶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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