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막 다섯번째 생일을 지났을 때, 아이 인생 처음으로 공부 다운 영어 학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영유아 시절에는 주로 영어 동요를 듣고 따라부르거나 쉽고 친숙한 단어들이 적힌 보드북을 읽는 것이 전부였고, 아이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면서부터는 놀이처럼 영어와 친해질 수 있도록 스티커북이나 영어 그림책, 애니메이션 보기 등을 시도해 보았으나 처참히 실패하였다. 다른 워크북은 꽤 좋아하는 편인데도 웬일인지 영어 스티커북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아직도 새 책이고, 영어 그림책과 애니메이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다섯 해가 지났고,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된 지금이야말로 어쩌면 영어 공부 시작의 적기라는 생각이 들어 본격적인 학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행히 아이의 영어 학습은 지난 날의 실패와는 달리 아직까지는 순항 중이다. 그 이유를 나는 아이 생애 처음으로 패드 학습을 시작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간 개인적으로 패드를 통한 학습을 최대한 늦추려고 노력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 역시 그러한 학습에 노출되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패드 학습을 시작하게 된 건 무엇보다도 아이의 영어 공부가 놀이처럼 즐겁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그런 측면에서만 본다면 즐겁게 영어 학습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지만 그렇다고 이것으로 아이의 영어 공부가 결코 완성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 <국내파 99%가 모르는 하루 10초 영어 뇌 만들기>을 읽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영어 학습의 중요한 지점을 바로 어순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보았다. 즉, 한국어의 어순으로 영어를 학습하려 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영어 어순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공부할 것을 강조한다. 또한,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영어를 인지하는 방식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이야기하면서, 유학에 큰 돈을 투자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영어를 바라보는 본질적 사고'를 얻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맥락에서 영어라는 언어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메시지'와 '구체화'라고 이야기하며, 먼저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적 메시지를 표현하고, 앞서 서술한 것을 전치사와 접속사를 통해 구체화 시켜나가는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했다면, 그 후에는 다양한 예문을 통해 영어식으로 문장을 이해하는 연습을 해볼 수 있도록 책은 구성되어 있다. 먼저 Day 1부터 21까지는 핵심이 되는 한 문장을 제시한 후 한국어식 해석과 원어민적 해석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소개한 문장 구조와 비슷한 다른 예문을 제공하여 다양한 예시를 접해보며 연습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Day 22부터 Day 40는 더이상 한국어식 해석은 제시하지 않고, 원어민적 해석 방법에 더욱 익숙해질 수 있도록 연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40일의 학습이 모두 끝난 후에는 다시 앞서 다루었던 문장들을 처음부터 복습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한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문장 성분마다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매우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제시한 영어식 사고 연습을 영어 공부를 막 시작한 우리 아이에게도 적용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I love you."를 '사랑해.'가 아닌 책에서 배운 '내가 사랑하는 건 너야.'와 같은 식으로 말해보면서 말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이 영어의 본질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퍽 마음에 든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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