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newly-published book)

하늘 화가

곁에, 2023. 6. 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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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도 밤 하늘과 하늘을 수 놓은 별을 너무도 좋아한다. 밤 하늘만 예쁜 것이 아니다. 하늘은 해가 뜨는 아침에도 물론 아름답지만 노을이 지는 저녁 하늘은 정말 이루어 말할 수 없이 숨이 막히게 아름답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하늘 화가>라는 제목에 이끌려서이다. '하늘을 그리는 화가의 이야기라니!' 어떤 이야기일지 기대가 되었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구름 배달꾼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구름 배달꾼은 '폭, 폭, 폭, 폭, 폭' 귀여운 소리를 내며 하늘 곳곳에 구름을 가져다 놓았고, 이 구름을 보고 꿈을 꿀 아이들을 머릿 속에 떠올리며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 저녁이 되자 별 부인이 하늘에 등장하였다. 별 부인은 바구니 가득 별을 담아 와서 하나씩 하늘에 걸어 두었다. 그리고 구름 배달꾼과 별 부인이 마주칠 때면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이어지는 장에서 드디어 하늘 화가가 등장한다. 하늘 화가는 밧줄에 매달려서 한쪽 손에는 붓을 들고 하늘을 검게 칠하는 일을 하였다. 밧줄의 한쪽 끝은 달에 묶어둔 채 말이다. 이렇듯 하늘 화가는 밤을 데려오는 일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하늘 화가는 자신은 캄캄한 어둠 속에 있기 때문에 아무도 자신을 볼 수 없을 거란 생각에 너무 외로워 하였다. 별 부인과 구름 배달꾼이 이야기를 나눌 때면 더욱 슬퍼지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하늘 화가는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별을 하나씩 따서 자신의 몸에 달아 모두가 자신을 볼 수 있게 하였다. 하늘 화가는 마침내 태양처럼 빛나게 되었고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리하여 하늘 화가는 밤하늘을 그리는 일 즉, 밤을 데려오는 일을 그만두고는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니며 사람들과 어울렸다.

 

그러나 밤이 없어진 세상에서 잠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 동물들은 결국 모두 피폐해져 갔고, 잠을 못 자서 아파진 눈 때문에 밝은 빛을 뿜어내는 하늘 화가를 아무도 바라보려고 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태양은 하늘 화가에게 다가와 하늘 화가가 밤하늘을 그리지 않은 후부터 곰, 박쥐, 사람 등 모두의 삶이 엉망이 되었음을 말해주며, 반드시 밝게 빛나야만 보이는 것이 아님을, 모두가 또한 밝게 빛날 필요는 없음을 이야기 해준다. 뿐만 아니라 어둠 속에 있었지만 하늘 화가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고 알려준다. 하늘 화가는 그 순간 태양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비로소 깨닫고는 원래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 다시 밤을 칠하기 시작하며 이 이야기는 끝이 나게 된다. 

 

가끔 그림책이 다른 어떤 장르의 책보다도 더욱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는데, 이 책 역시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분명히 전해지는 메시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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