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newly-published book)

나랑 뽀뽀하고 싶어?

곁에, 2025. 4. 1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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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   

 

30여년을 '나'로 존재하다가 내가 갑자기 엄마가 되었을 때 혼란스러웠던 것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 중에서도 나를 최우선 순위에 두지 못하고 언제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더 중요하게 대했던 내가 엄마로서 마주하게 된 여러 상황들은 잊혀지지 않고 후회로 남기도 했다.

 

얼마 전 일이었다. 가족 여행으로 강원도 양양을 갔었다. 휴휴암이라는 절을 다녀가는 길이었는데, 주차장에 돌아가려면 꽤 많은 계단을 다시 올라가야 했다. 그때 계단 한 중턱에서 두 살배기인 우리 둘째 아이가 내게 안아달라고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이는 평소 안아달라고 떼를 쓰거나 못 걷겠다고 응석을 부리는 아이가 전혀 아니었기에 나는 잘 달래서 계단 끝까지 잘 올라가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어느 할아버지 가던 길을 다시 돌아 내려오시더니 우리 둘째를 번쩍 안고 계단 끝까지 단숨에 올라가시는 게 아니겠는가.

 

나는 그 순간 머릿 속에 정말 많은 생각이 동시에 스쳐 지나갔다. '아, 안 안아주셔도 되는데......', '어떡하지......', '할아버지라 애기를 안고 가시면 나보다 더 힘드실텐데......'와 같은 생각이 머릿 속을 마구 오가던 그때, 둘째 아이가 엄청난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우리 아이는 가까운 친인척일지라도 오랜만에 만나면 낯을 가리던 아이였는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 엄마에게 자신을 분리하여 안고 데려가 버리니 얼마나 놀라고 무서웠을까 싶었다. 나는 어째서 또 내 아이보다도 모르는 할아버지의 힘듦을 더 먼저 생각한 것인지 내 스스로가 너무나 개탄스러웠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이 일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났다. 이 책에서는 다섯살짜리 주인공 엠마가 엄마, 아빠와 뽀뽀하는 것은 너무도 좋고 행복하지만 집에 찾아오는 다른 가족들과의 뽀뽀는 그리 편치 않은 것을 표현하고 있다. 아이라도 당연히 편하고 좋은 감정과 그 반대의 감정이 있는 법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 말미에 가서는 엠마가 더이상 다른 가족들의 방문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게 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스킨쉽을 좋아하는 반려견 타이탄 덕분이다. 타이탄이 있기 때문에 더이상 자신은 억지로 다른 사람들과 원치 않는 뽀뽀를 하지 않아도 되고 그 몫은 모두 타이탄이 지게 되었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다시 한번 아이의 마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가 되어아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혹시 나에게 소중한 사람일지라 하더라도 아이로 하여금 원하지 않는 스킨쉽을 하지 않도록 내가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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