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newly-published book)

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곁에, 2024. 6. 6.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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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놀이터에서의 일이었다. 아이는 같은 학교의 또래 친구들과 함께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는데, 한 아이가 우리 아이의 신발을 뺐어 들고는 요리조리 도망다니고 있었다. 돌려달라는 우리 아이의 반복된 외침에 나 역시 유심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차에 아이가 "엄마, 쟤가 내 신발을 가져가서 안 돌려줘!" 라고 도움을 요청해 왔다. 상대 아이는 우리 아이가 상황을 엄마에게 이르든지 말든지, 친구 엄마가 지켜보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 계속해서 신발을 들고 도망다니며 약을 올렸다. 나는 지금 무슨 말을 해야할지를 고민하던 찰나 우리 아이는 재차 내게 큰 쇼리로 도움을 청해왔고 그제서야 그 아이는 아이에게 신발을 돌려주었다.



그날 밤, 나는 내가 그 상황에서 아이에게 아무 도움의 말도 하지 않은 것이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내가 개입해서 우리 아이에게 신발을 돌려주라는 말을 그 아이에게 했어야 했을까', '그 말을 해주지 않아서 우리 아이는 엄마가 있더라도 결국 아무도 나를 도와줄 수는 없다고 느꼈을까' 등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남편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다른 친구의 신발을 가지고 장난치지 말자"고 그 모두에게 말을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말을 건네왔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사실 나는 아이가 그런 상황을 스스로 이겨내보길 바랬다. 또한, 상대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상대 아이에게 어떤 메시지를 건넨다는 게 마음이 편하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단 하나, 우리 아이는 어떻게 느꼈을까가 맘에 걸리는 것이었다. 결국 그날 아이와 자려고 나란히 누웠을 때 나는 그 상황을 다시 이야기하며 나의 입장을 전했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이야기나누며 그날의 에피소드는 그럭저럭 잘 마무리 되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러한 고민의 반복이다. 아이는 때때로 집에 와서 "오늘은 쉬는 시간에 놀 친구가 없어서 혼자 놀았어."라고 말하거나 "친구랑 놀고 싶었는데 오늘도 혼자 놀았어."와 같이 말하곤 했다. 그럴 때면 가슴이 아려오면서 내가 무슨 말을 해줘야 아이를 도울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 답을 책에서 얻으려고도 노력해 보았지만 어디에도 해결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어쩌면 아이가 원할 때, 아이가 놀고 싶은 친구와, 아이가 원하는만큼 놀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그걸 이 책을 읽고 깨달았다. 그렇기에 해결 방법은 어디에도 당연히 없었던 것이다. 나는 아이가 혼자 남겨지는 외로움을 알게 되지도, 느끼지도 않았으면 하는 욕심을 부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요즘 엄마들"의 모습이 정확히 나였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다.



먼저 이 책의 저자는 전직 초등학교 교사이자 지적 장애를 가진 둘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이다. 장애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저자가 겪은 수 많은 일화들을 읽으면서 나는 같은 엄마로서 가슴이 미어지다 못해 전부 문드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차마 그 심정을 모두 이해한다고도 말할 수 없을 것 같은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얼마나 작은 나만의 세상에서 갇혀 살아왔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신발을 빼앗긴 장난을 당하거나 쉬는 시간에 때때로 혼자 노는 정도의 고민이 얼마나 가벼운 사안인지를 그제서야 깨닫는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앞으로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아이를 도와야 하는지를 알게 된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처럼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 아이가 앞으로 겪어낼 수 많은 일들을 곁에서 따뜻하게 응원해 주는 시람, 그런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깨닫는 바가 너무나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꼭 한번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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