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2024. 5. 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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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중학교 1학년이었던 열 네살, 사춘기가 찾아 왔다. 나의 사춘기의 가장 큰 이유라면 중학교 진학을 들 수 있는데, 하필이면 친했던 모든 친구들이 가까운 학교에 진학했지만 나만 홀로 멀리 낡고 오래된 다른 학교로 배정된 것이 그 시발점이 되었다. 특히 직전 학년이었던 초둥학교 6학년 시기를 지금까지도 인생에서 가장 행복헸던 한 해라고 생각할만큼 너무 즐겁게 보냈기에 그 친구들과 모두 떨어져 나 혼자만 다른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게 느껴졌고, 그렇게 어찌 할 수 없는 무기력과 슬픔 속에 빠져 사춘기는 내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중학교에서 처음 어울리게 된 세 명의 친구들은 어쩌면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매우 불량한 친구들이었다. 평생을 아이답게 살아온 나였는데 몸과 마음이 분열된 느낌으로 이상한 교우관계를 맺고 있었다. 겉으로는 그 친구들과 그럭저럭 잘 지냈지만 내 속마음은 조금도 솔직하게 이야기 하기 어려운 그런 불편하고도 기울어진 관계였다.

그런 관계는 놀립게도 일년이 넘게 지속이 되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 세 명의 친구들은 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해석된 어떤 나의 말(지금은 무슨 말인지 기억조차 나지 읺는)을 계기로 나를 하루아침에 떠나가 버렸다. 마치 이 책의 첫번째 이야기처럼 말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 친구들과 나는 당시 학년이 새로 바뀌어 모두 다른 반이었다는 것인데, 불행히도 이번에는 반에서 새로 친하게 지내게 된 새로운 친구들로부터 또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어느 날 학교에 갔더니 나는 아빠가 안 계신 가장 친했던 친구를 그 자체로 험담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맹세코 그런 비슷한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억울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나의 결백 주장을 믿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때부터 전체 아이들로부터의 따돌림이 시작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구'라 생각했던 아이들은 더이상 당시로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존재들이 되어 나를 여러 방법으로 수시로 공격해 왔고, 나는 가족에게도, 친했던 친구들 누구에게도 솔직히 나의 어려움을 말하지 못한 채 그 시간을 그저 맨몸으로 맞딱드렸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큰 동기는 바로 나의 이러한 경험 때문이었다. 나의 아이들에게도 곧 열네살은 찾아올텐데, 그때 혹시라도 나와 같은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노력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는 완전히 도려낸 듯 다 사라졌다고 생각한 나의 중학생 시절의 기억이 너무도 생생히 되살아났고, 내가 그때 당시 이 책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또 당시 나는 나에게는 잘못이 없고 그저 억울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처음으로 당시의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만한 지점이 있다고 느껴졌다. 지금 역시도 작은 사건에도 이미 마음 속에서는 극단으로 치닫는 경향이 있기에 그런 면을 스스로 알고 늘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게도 되었다.

나는 사춘기 시절의 친구 관계가 너무 어려웠던 한 사람으로서 나의 아이는 이렇게까지는 어렵지 않길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을 읽은 부분이 큰데, 이 책 덕분으로 드디어 내가 아이에게 객관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사춘기 지녀를 둔 부모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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